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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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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세계로의 다이버 열다섯부터 나에게 만화방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다. 천원이 생기면 언제나 달려가던 곳. 마치 숨기위해 마련된 장소 같았던 지하에는 작았던 내 몸이 전부 들어가는 소파들이 있었다. 그 앞에 내 모습의 은폐엄폐를 도와주는 두꺼운 만화책들을 쌓고 그림에 눈을 고정시키면 내 존재는 완전히 사라져서 나자신도 찾지 못하게 되었다. 그 곳은 정말 너무나 깊은 곳이라서 언제나 수면밖으로 나오면 몸이 무겁고 발걸음이 느렸다. 만화방을 나와서 집으로 가는 길이 나에게는 바로 현실이라는 괴로운 단어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만화의 휴유증은 강력하고 빨라서 마약을 갈구하듯이 나는 현실보다 다이나믹한 그림세계로 틈만나면 회귀하기를 반복했다. 이건 정말 사실인데 내인생의 가장 큰 교훈들을 만화에서 얻었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마..
추노 정말 재밌어 하지만 끝났다. 추노 안녕~ 드라마의 제일 큰 장점은 러닝타임이 길다는 것이다. 줄곳 드라마만을 보아온 사람은 이해 못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완성도와는 별개의 문제로 재미만을 놓고 따질 때 러닝타임이 길 수록 이야기는 더 재미있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건 순전히 나의 착각이라 해도 좋다. 하지만 매일 매일 비디오를 소비하던 중고딩 시절에 배우, 감독, 장르 어느 것 하나 걸리는 날이 없을 경우 네번 째 선택 기준은 러닝타임 이었고, 그것은 아무 이유없이 순전히 경험에 의한 학습의 산물이었다. 쉽게말해 무의식적으로 러인타임을 확인한 후 비디오를 선택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러한 축복받은 런닝타임을 아줌마들의 복수열전, 자아찾기, 족보확인에 열을 올리는 드라마들이 많아서 드라마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소년시..
이소룡형님 맞으면 아플건데~
일본어 실사용의 첫번째 관문 이랄까.... 보통 외국어를 공부하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그나라 언어로 말하는 꿈을 꾸는 것이 하나의 관문이다. 라고들 말하곤 하지요. 그래서 나도 일본어를 열심히 생존의 위협 속에서 아주 열심히 공부를 하는 와중에 나는 언제쯤 일본어로 말하는 꿈을 꾸게 될것인가? 죽 ~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꿈을 꾸는데, 내가 사랑하는 내 자전거를 타고 아라시야마에 갔더랬습니다. 아라시야마는 교토에 있는 일본인들이 단풍보러 오길 즐기는 우리나라의 내장산 정도의 유명한 산이지요. 우리집 근처에 있어서 교토에 온 초창기 일년간 할일없이 놀던 나는 매일 아라시야마에 가서 아라시야마와 내 불확실한 미래를 주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 받았었드랬습니다. 여튼 꿈에서 아라시야마 입구의 넓은 냇가에 오뎅장수가..
필자라는 표현 인터넷을 떠돌며 글을 읽다가 보면 글의 모양과 내용은 스펙트럼을 지난 빛처럼 다양하다. 글의 색은 그냥 색일 뿐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글을 읽는 중에 가끔 한 가지 아주 거슬리는 표현이 있다. 자기가 자신을 지칭하여 필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인데, 거슬리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읽다가 필자는 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면 맛있게 먹던 라면 국물에 파리날개가 뜨는 것마냥 느껴진다. 이 표현이 즐겨쓰인 글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는 매운 것을 잘먹지만 와사비를 못 먹는데, 이유를 알 수없이 와사비가 무지하게 싫다. 그것과 비슷하다고 해야되나. 글쓴이 본인이 글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를 위도해서 쓰..
이야기,처음 다음 아고라에 이야기 게시판 보다가 나도 내 이야기 이것 저것 쓰고 싶어서 이야기 트리를 만들었다. 다음 아고라는 정말 재있는 곳이다. 수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글을 쓰고 있다. 그중에는 나와 만날일 없는 부류의 사람, 만나더라도 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부류의 사람, 뭐 늘상 겪는 사람. 글을 읽으면 자연스레 쓰는 이의 사연과 됨됨이와 외모까지 이미지화 된다. 물론 본체에 근접할 확률은 10%나 될지 모르지만, 하는게 읽기 편하다. 게시판 글쓴이의 사연과 사고진행이 황당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낀다.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아 이런 일도 있구나.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내 생각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나름 중독성이 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를 때도 있다. 신기한 것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