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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일본어 실사용의 첫번째 관문

People Enjoy Colored Leaves Season In Kyoto


이랄까....
보통 외국어를 공부하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그나라 언어로 말하는 꿈을 꾸는 것이 하나의 관문이다. 라고들 말하곤 하지요.

그래서 나도 일본어를 열심히 생존의 위협 속에서 아주 열심히 공부를 하는 와중에 나는 언제쯤 일본어로 말하는 꿈을 꾸게 될것인가? 죽 ~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꿈을 꾸는데, 내가 사랑하는 내 자전거를 타고 아라시야마에 갔더랬습니다.
아라시야마는 교토에 있는 일본인들이 단풍보러 오길 즐기는 우리나라의 내장산 정도의 유명한 산이지요.
우리집 근처에 있어서 교토에 온 초창기 일년간 할일없이 놀던 나는 매일 아라시야마에 가서 아라시야마와  내 불확실한 미래를 주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 받았었드랬습니다.  
여튼 꿈에서 아라시야마 입구의 넓은 냇가에 오뎅장수가 오뎅을 팔고 있는 겁니다.
오뎅장수를 보자마자 허기가 느껴져서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뎅 구다사이.
ㅎㅎㅎ
그 말이 전부였습니다. 단 한마디 ㅡㅡ;;;

오뎅 구다사이.

오뎅과도꾸리
오뎅과도꾸리 by Seokzzang Yu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그로부터 꿈은 역시 꿈 답게 황당한 광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뎅 달란 말을 외치고 야따이 안을 들여다 보니 국물안에 오뎅은 없고 붕어빵과 마른 오징어가 불은 채로 있었던 겁니다.
아침에 눈을 뜬 나는 드디어 일본어로 말한 꿈을 꿨다는 기쁨보다는 오뎅이 아닌 붕어빵과 오징어의 황당함만이 강하게 느껴져서 그의미를 생각하느라 기나긴 하루를 보냈야만 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 가끔 친구들이 니 일본어 좀 하게됬다. 일본어로 말하는 꿈은 꾸었느냐? 질문을 합니다.
ㅎㅎㅎ
그러면 잊혀지지 않는 오뎅 구다사이 꿈이야기를 해줍니다.
모두 아주 포복절도를 해주셔서 흐뭇하더라고요.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중인 여러분 어서 꿈을 꾸세요.
아주 재밌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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